우리금융캐피탈 서류/NCS/면접 후기
현재 재직중인 회사의 업무는 뉴럴넷을 바탕으로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이를 제품화하는 것이었다. 업무 자체로만 놓고보면 나쁘지 않았으나 연구를 위한 데이터 정제 등 연구자다운 자세가 많이 요구되었던 것 같다. 새로운 시스템을 익히고 그 안에서 나의 개발자스러운 성격을 되찾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이직을 결심했다.
기본적으로 프로그래밍을 했던 경험이 적잖이 있었기 때문에 잘할지 못할지는 둘째치고 금융권이나 외국계 혹은 대기업에서 개발을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2년이 넘는 기간동안 딥러닝을 활용하여 알고리즘을 개발했으니 웹개발(백/프론트/운영 등)을 맡는다고 하더라도 알고리즘, 데이터 분석 능력은 그대로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그러던 와중에 우리금융캐피탈에서 IT부문 공채가 열린 것을 보았고,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며 해당 기업에 대한 사전조사, 그리고 지원동기를 어느 정도 구체화했다. 내가 생각할 때 자기소개서를 작성한 방향은 "넓은 범위에서 경험을 되돌아보자"였다. 그러니까 최근 2~3년에 있었던 일만을 자기소개서의 소재로 활용하다보니 스스로를 제한하는게 아닌가 생각했을 것이다.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mz 세대의 성향과 기성세대의 성향이 충돌할때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물어본 것이었다.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우리는 이런 회사니, 너도 어느정도 생각을 가지고 의견을 내보아라" 라는 생각에 대한 나의 의견을 달면서 적었다.
이후에는 NCS를 잘 볼 준비를 했다. 공고에는 NCS에서 인성검사+NCS직업기초능력평가+직무지식(여신+DT) 을 평가한다고 했다. 한번도 NCS를 풀어보지 못한 나는 봉투모의고사를 하나 골라 그 문제를 시간에 맞추어 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정말 소나기가 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이 틀렸고, 이는 무엇보다 나의 집중력이 발목을 잡았던 탓이었다. 1시간을 집중하려니 처음 20분 동안 몸을 배배 꼬더라. 그렇게 씨름하고 20분은 또 차분해지고를 반복했다. 그래서 나는 이 집중력 문제를 마인드 컨트롤을 하면서 계속 개선하려고 노력했다. 2시간을 차분하게 풀어야 그게 내가 푼것이지, 즐겜모드의 내가 와서 문제를 푼다는건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 3, 4회쯤 풀 때는 어느정도 차분해진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한편, 문제 자체에서 많이 발견된 나의 단점은 지문에 대해서 세부적인 사실관계를 물어볼 때, 대충 읽어서 내가 생각하고 이해한 내용으로 맞으면 맞다고, 틀리면 틀리다고 하고 넘어가는 것이었다. 그래서 오답을 체크할때 굉장히 놀랐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체크해야되는 부분은 정확히 체크하고 넘어가는 사고과정을 반복했다. 예를 들어, 어떤 조건에서 금리를 우대받는데 이 조건이 다른 자격에서는 해당이 되지 않는다 처럼 선지의 사실/거짓 관계를 유심히 보고 판단해야 했다. 이 또한 문제를 시간에 맞춰서 풀고 오답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많이 좋아졌다.
시험날에 예상하지 못한 부분은 직무지식에서 여신관련 문제가 많이 나왔다는 것이다. 내가 풀었던 모의고사에는 금융일반/IT로 나눠져 문제를 냈는데 여신관련 문제는 금융일반에서만 볼 수 있었다. 여신문제를 봤을 때 준비가 안되었음을 파악하고 객관식이니 가장 그럴싸한 보기를 고르고 다음으로 넘어갔다. 아마 여신관련 문제는 많이 틀렸을 것이다. 이런 부분은 1, 2차 면접을 보면서 많이 찾아보았고,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재무재표, 채권 등에 대해 잘 모르지만 한번이라도 더 보자는 마음으로 틈날 때 공부를 했다.
대망의 1, 2차 면접. 최종면접은 그렇게까지 어렵지 않았으나 1차 면접이 합숙면접이라서 굉장히 긴 시간을 대기하는 형태로 여러 면접을 순서에 맞게 보았다. 그냥 대기하라고 했으면 잘 대기했을텐데 전자기기도 반납하고, 문제 유출을 위해서 서로간의 잡담도 금지하는 상황이었다. 그랬기 때문에 다들 멍을 때리거나, 자거나, 간식을 먹거나, 보기위한 자료를 보거나 하는 식으로 대기했다. 그것도 어느 정도라면 괜찮지, 평균 2시간은 대기하면서 나의 순서를 기다리는 것이니 굉장히 많은 인내심을 필요로 했다.
준비과정은 주변 친구에게 모의 면접을 봐달라는 식으로 준비했다. 그리고 따로 내 경험을 구조화해서 정리했다. 현직 금융권에 있는 분들이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경험을 제목-역량-상황-뿌듯했던 점 혹은 고생했던 점으로 표를 만들어 정리하고 마지막 열에는 우리금융캐피탈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을 적으면서 구조화를 했는데 현직자의 조언을 바탕으로 실천했다. 1차 면접 때는 경험, 상황, 피티, 토론, 그룹 면접을 봤다.
경험 면접은 자기소개로 시작했고 개발자라면 겪을 만한 문제에 대해 물어보고 그에 대한 답을 듣는 방식이었다. 예를 들면 개발할때 잘 모르는게 있으면 무엇을 보고 해결하는가? 와 같이 일반적인 질문을 했고, 답변에 따라 추가질문이 붙기도 했다. 나는 개발부서에서 만날 사람이 면접에 들어오고 면접자들을 다 존중한다는 느낌을 받아서 괜찮았다. 상황 면접은 개발업무를 맡았을 때 맞닥뜨릴 법한 상황을 던져주고 그에 대한 답변을 꼬리질문과 함께 물어보았다. 예를 들어 서버에 트래픽이 몰려 장애가 나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와 같은 일반적인 질문이었다. 피티면접은 IT담당자의 관점에서 새로운 트렌드에 맞춰 현상황에 맞는 시스템을 제안하고 설명하는 것이었다. 나는 챗봇에 관심이 많았어서 챗GPT를 어떤 관점에서 활용해야 되는지 설명했었다. 토론 면접은 자료를 통해 현재 경제상황이 주어지고 경제 전망, 그리고 회사의 방향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하는 면접이었다. 마지막으로 그룹 면접은 팀을 이루어 창의적인 작품을 만들었다. 예를 들어 고객을 위한 상품을 만들어보고 작품에 대한 설명을 한 후 이어지는 면접관의 질문에 대해 나와 팀원 모두 번갈아가면서 답변을 했다. 참여도가 좋았어서 좋은 작품이 나왔다는 것에 만족한다.
2차 면접은 인성+기술면접으로 구성되었다. 자기소개를 시작으로 우리원카로 해보고 싶은 것, 혹은 개선해야 할 점 같은 것을 물어봤고, 최근에 핫한 챗GPT에 대해 챗봇과 다른 점이나 정답과 다른 답변을 내놓는 이유를 물어보았다. 그 외에는 평이한 질문들이 오갔다. 예를 들어 "인생에서 위기가 있었다면 설명해달라" 와 같은 질문이었다.
이렇게 면접이 끝나고 최종합격을 받았다. 이직을 준비하면서 많은 고민과 좌절이 있었지만 나도 내가 언제 시작했는지 모를 정도로 꾸준하게 하루에 했던 일을 개발자 커뮤니티에 올렸다. 또한 회사를 다니면서 준비했으므로 회사일은 내가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정리한 것도 도움이 되었다. 새로운 회사에서 맡는 일을 하나씩 해내면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커가는 내가 되길!